제78화 너무 피곤해

내가 그곳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 모르겠다.

안겨진 채로.

침묵이 재처럼 내 위에 내려앉았다. 울음으로 목구멍은 여전히 타들어갔지만, 눈물은 말라버렸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, 고통은 조금도 덜하지 않았다.

나는 하스미크의 어깨에서 고개를 들었다. 그녀의 눈을 마주볼 수 없었다. 턱을 축 늘어뜨린 채, 발밑의 흙먼지 묻은 땅바닥만 응시했다.

수치심은 아니었다. 부끄러운 것도 아니었다.

그것은...

탈진이었다.

노력하는 것에 지쳐버린.

사랑하는 것에 지쳐버린.

희망하는 것에 지쳐버린.

내가 원했던 것, 내게 필요했던 여자가 진정으로 내 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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